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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아가 백일에 다녀왔다. 보통 요새는 돌잔치도 잘 초대를 안하는데 오히려 역으로 백일잔치를 했다. 어른들이 많은 집이라 그런지 백일잔치는 꼭 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마도 세대가 더 바뀌면 없어지지 않을까 싶다. 비도 오고 조금 귀찮기도 하고 모이면 또 백일잔치 비용도 줘야 해서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어르신이 많은집이라 백일잔치를 꼭 해야 한데서 초대받고 다녀왔다. 그런데 음식도 직접 집에서 하고 정말 일일듯 싶다. 요새는 가까운 토다이나 가까운 음식점에서 간단히 하는데 잡채에 불고기에 음식도 많고 하나의 잔치였다. 보수적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암튼 귀찮은 맘에 가긴 했지만 아가의 환한 미소를 보니 마음도 편해졌다 아가는 예뻤고 금반지에 금팔찌를 받은 아가 엄마도 기분이 좋아 보였다. 어르신들도 아가를 봐서 기분이 좋은지 잔치 분위기였다. 백일 떡이라는 것도 첨봤는데 꽤 컸다. 동네 떡집에서 했다고 하는데 부셔질까봐봐 신신당부를 했다고 한다. 몇만원은 훌쩍 넘을 것 같은데 찹쌀로 만들었다고 한다. 


사진=직접 찍은 사진


나도 좀 부담되긴 했지만 그래도 초대받았기에 금반지 대신 10만원을 주고 오긴 했다. 앞으로 돌잔치도 초대받을 거 같은데 부담되긴 했다.ㅋ 그래서 요새는 가족끼리 단촐하게 하는게 제일 좋은 것 같다. 아가도 예쁘고 다 좋지만 빈손으로 갈수도 없고..ㅋ 음식 준비하는 어르신들도 고생 많이 했는데 살이 쏙 빠지셨고 역시 남자들만 편한 것 같다. 이 역시 세대가 바뀌어야 좀 더 수월해지지 않을까 싶다


회사나 대학 혹은 사회에 나가보면 점차 여성들이 우대받고 목소리도 커지는데 이상하게 아직 한국 일반 가정들은 가부장적인 부분이 강해 남자는 음식도 안하고 뒷짐지고 지시만 하고.. 이런 백일 잔치도 어르신이 100일잔치 해야지 하면 말도 못하고 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음식은 여자들이 만들고 남자들은 다 해둔고 먹고 빠지고 설거지도 안한다. 만약 회사였으면 큰일날 일들이 일반 가정에서는 아무렇지도 벌어져서 좀 신기했다.


그런 모습을 또 어린 친구들이 보고 들으며 사회에 나와서도 비슷하게 할 듯 싶다. 신기한건 그런걸 싫어하는 여자 어르신들도 당신 아들이나 당신 딸들에게는 하나도 안시킨다. 본인들 자식은 귀한 줄 알기에 그런가.. 암튼 언제까지 되물림 될 듯 싶기도 하고.. 


그럼에도 환한 아가 모습은 정말 좋았고 100일동안 아가가 많이도 자랐구나 싶었다. 울지 않고 미소를 날려주는 아가의 애교에 모두가 또 한 번 웃고 그렇게 남은 사람들은 아가가 커가는 만큼 늙어가고 있는 것 같다. 생명이 새로 태어나고 늙어가고.. 이것이 인생인가 싶기도 하다. 


세월은 많이 변하고 있고 그런 절차에 꼭 따를 필요는 없을 것 같긴 한 데.. 아마도 한 세대가 흘러가야 변할 것 같다. 역시 어르신들이 주도하는 시대고 쉽게 그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고 권위를 가지고 있으려고 하는 것 같다. 


어쩌면 그래서 어버이연합이라던지 젊은 세대가 충돌을 일으키고 화합을 못하지 않나 싶다. 어른들은 더 많아 지고 평균 수명은 늘어만 가고 젊은세대도 그들의 목소리를 내야만 하는데  많아진 어르신들은 결코 기득권을 주지 않으려고 하고 대우 받으려는 그런 모습속에 갈등은 쉽게 가라앉이 않을 것 같긴하다.. 비도와서 돌잔치 오는길에 여러 생각을 해봤다..


암튼 아가가 건강하게 잘 자랐으면 좋겠다. 유난히 잘 울지 않고 방긋방긋 웃는 그 모습은 오래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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